전문의 칼럼 | 척추질환

허리가 아프면 다 디스크일까요?

작성: 새기준병원 척추센터

관련 의료진: 홍현진 원장

2026.05.20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일까요?

홍현진 원장 | 새기준병원 신경외과

핵심 답변

· 허리 통증의 상당수는 특정 구조물 하나로 원인을 지목하기 어려운 비특이적 요통입니다. 추간판 탈출은 그중 한 갈래일 뿐입니다.

· 감별에서 먼저 갈라 보는 축은 통증이 무릎 아래로 내려가는가입니다. 허리와 엉덩이에 머무는 통증은 근막·후관절·천장관절 쪽을 먼저 살핍니다.

· 허리에서 오지 않는 허리 통증도 있습니다. 요로결석, 대동맥, 췌장·담낭, 부인과 질환, 대상포진은 자세와 무관하게 아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골절·감염·종양을 걸러 내는 이른바 붉은 깃발 항목은 하나만으로는 판단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체계적 문헌고찰의 결론입니다. 항목을 묶어서 보고, 나머지 진찰과 함께 해석합니다.

「디스크겠지요」로 시작하는 진료가 많습니다

허리가 아파 오신 환자분들 중 상당수가 이미 스스로 답을 정하고 들어오십니다. 「디스크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시고, MRI를 찍어 달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실제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을 진찰해 보면, 추간판 탈출로 신경근이 자극받고 있는 경우는 전체 중 일부입니다.

국제적인 진료지침과 종설이 공통으로 말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요통 환자를 처음 볼 때의 핵심 작업은 「어느 구조물이 아픈지 맞히는 것」이 아니라, 드물지만 놓치면 안 되는 질환을 먼저 걸러 내는 것입니다. 그 선별을 통과한 대다수는 특정 구조물 하나로 원인을 확정하기 어려운 비특이적 요통으로 분류됩니다. 원인을 못 찾았다는 뜻이 아니라, 통증을 만드는 조직이 여러 개 얽혀 있어 하나를 골라내는 것이 임상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먼저 갈라 보는 축 — 다리로 내려갑니까

진료실에서 제일 먼저 여쭙는 것은 통증의 위치입니다. 정확히는 「어디까지 내려가는가」입니다. 저림이나 당김이 엉덩이를 지나 종아리, 발까지 뚜렷하게 내려가고 그 경로가 일정하다면 신경근이 자극받고 있을 가능성을 우선 봅니다. 반대로 통증이 허리와 엉덩이 위쪽에 머물고 다리로는 뻐근한 정도만 번진다면 다른 갈래를 먼저 살핍니다.

두 번째로 여쭙는 것은 어떤 동작에서 심해지는가입니다. 앞으로 굽힐 때, 뒤로 젖힐 때, 앉아 있을 때, 걸을 때, 누워 있을 때 각각의 변화를 나눠 물어봅니다. 이 질문 몇 개만으로도 가능성의 순서가 상당히 정리됩니다. 세 번째는 밤에 어떤가입니다. 자세를 바꿔도 나아지지 않고 밤에 깨는 통증은 다른 종류의 확인이 필요한 신호로 다룹니다.

근막통증 — 가장 흔한데 가장 덜 설명됩니다

허리 근육과 그 근육을 감싸는 막에서 오는 통증입니다. 특정 지점을 눌렀을 때 유난히 아프고, 그 지점을 누르면 엉덩이나 허벅지 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퍼짐이 신경 저림과 헷갈립니다. 차이는 경로입니다. 신경근 자극은 피부 분절을 따라 비교적 일정한 띠 모양으로 내려가지만, 근막에서 오는 퍼짐은 그 경계가 흐릿하고 무릎 아래까지 잘 내려가지 않습니다.

오래 같은 자세로 일한 뒤, 익숙하지 않은 운동을 한 뒤, 잠자리가 바뀐 뒤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MRI에 특별한 소견이 없다고 해서 통증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영상으로 잡히지 않는 원인도 있습니다.

후관절 — 뒤로 젖힐 때 아픈 허리

척추뼈는 앞쪽에서 추간판으로, 뒤쪽에서는 좌우 한 쌍의 후관절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 관절도 무릎이나 손가락 관절처럼 닳고 염증이 생깁니다. 특징은 방향입니다.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아픈 쪽으로 비틀 때 통증이 뚜렷해지고, 앞으로 굽히면 오히려 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몸을 펼 때, 오래 서 있을 때 심해진다는 말씀도 자주 듣습니다.

통증은 허리 한쪽에서 엉덩이, 길어야 허벅지 뒤쪽까지 번지고 무릎 아래로는 잘 내려가지 않습니다. 추간판 탈출과 반대되는 양상이라고 기억하시면 구분이 쉽습니다. 추간판 쪽 문제는 앉아 있을 때와 앞으로 굽힐 때 불편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천장관절 — 엉덩이 한쪽이 콕 집어 아플 때

골반과 척추가 만나는 관절입니다. 허리띠 아래, 엉덩이 위쪽 중앙에서 조금 바깥으로 벗어난 지점을 환자분이 손가락 하나로 콕 짚어 가리키시는 경우, 이 관절을 의심해 봅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을 오를 때,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실을 때, 침대에서 돌아누울 때 아프다는 표현이 흔합니다.

출산 전후, 다리 길이 차이, 한쪽 다리를 절며 지낸 시기가 있었던 분에서 잘 나타납니다. 진찰에서는 이 관절에 부하를 주는 몇 가지 유발 검사를 조합해 확인합니다. 검사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여러 개가 함께 양성으로 나올 때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척추관 협착 — 걸으면 아프고 앉으면 낫습니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진 상태입니다. 특징적인 것은 통증의 시간 구조입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견딜 만한데 일정 거리를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져 멈춰야 하고,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몇 분 안에 다시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자전거는 오래 타도 괜찮은데 걷는 것은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이 이 범주에 자주 들어갑니다.

다리 혈관이 좁아졌을 때도 걸으면 아픕니다. 구분점은 자세입니다. 허리를 굽혀 쉬어야 나아지면 신경 쪽, 자세와 무관하게 멈추기만 해도 나아지면 혈관 쪽 가능성을 함께 봅니다. 발등의 맥박을 만져 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압박골절 — 「삐끗했다」로 넘기기 쉬운 경우

골다공증이 있는 분에서는 크게 넘어지지 않아도 척추뼈가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엉덩방아를 찧거나, 무거운 것을 들거나, 심하게 기침한 뒤부터 통증이 시작되었다는 말씀이 단서가 됩니다. 특징은 움직임의 시작에서 통증이 가장 심하다는 점입니다. 누웠다 일어나는 순간, 돌아눕는 순간에 숨이 막힐 정도로 아프다가 자세를 잡고 나면 견딜 만해집니다.

붉은 깃발 항목의 진단 정확도를 다룬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일차 진료 환경에서 척추 골절과 의미 있게 연관된 항목은 뚜렷한 외상력, 고령, 스테로이드 사용이었습니다. 다만 각각을 하나씩 떼어 보면 정확도가 충분하지 않았고, 여러 항목을 묶어 보았을 때 판단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항목 하나로 검사를 결정하지 않고, 통증의 양상과 진찰 소견을 함께 놓고 판단합니다.

염증성 요통 — 아침에 뻣뻣하고 움직이면 낫습니다

젊은 남성이 「허리가 아픈데 자고 나면 더 뻣뻣하다」고 하실 때 놓치지 말아야 하는 갈래입니다. 국제 척추관절염 평가학회(ASAS)가 정리한 다섯 가지 특징은 이렇습니다. 운동하면 좋아진다, 밤에 아프다, 서서히 시작되었다, 40세 이전에 시작되었다, 쉬어도 좋아지지 않는다. 이 중 네 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검증 코호트에서 민감도 79.6%, 특이도 72.4%로 보고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요통과 정반대의 성질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근육이나 관절에서 오는 통증은 쉬면 낫고 움직이면 심해지는데, 염증성 요통은 쉬면 뻣뻣해지고 움직이면 풀립니다. 아침에 30분 이상 뻣뻣함이 이어진다면 더 그렇습니다. 이 양상이 반복되면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함께 권해 드립니다. 진단이 늦어지기 쉬운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허리에서 오지 않는 허리 통증

등과 옆구리, 허리에는 내부 장기의 통증이 옮겨 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로결석은 옆구리에서 사타구니 쪽으로 뻗치는 극심한 통증이 파도처럼 오가고, 자세를 바꿔도 편해지는 자세를 찾지 못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우신염은 여기에 발열과 오한이 더해집니다. 췌장이나 담낭 문제는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서 시작해 등으로 뻗치고, 식사 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성에서는 자궁내막증이나 골반 내 질환이 생리 주기와 맞물려 허리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복부 대동맥류는 드물지만 놓치면 안 되는 항목입니다. 고령이면서 흡연력과 고혈압이 있는 분에서 배와 등이 함께 아프고 배에서 박동이 느껴진다면 즉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대상포진도 종종 요통으로 위장합니다. 한쪽 허리에서 배 쪽으로 띠 모양을 따라 화끈거리는 통증이 먼저 오고, 며칠 뒤에 발진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발진 전에 오신 경우에는 진단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통증의 경계가 몸통을 반쪽만 두르는 띠 모양인지 확인합니다.

이 모든 갈래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자세를 바꿔도 통증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허리 구조물에서 오는 통증은 어떤 자세에서 심해지고 어떤 자세에서 덜한지가 대체로 일관됩니다. 그 규칙이 전혀 없다면 다른 곳을 봐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MRI를 언제 찍습니까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의 진료지침은 영상 검사를 일상적으로 시행하지 않도록 권고합니다. 그 결과가 치료 방침을 실제로 바꿀 때, 또는 심각한 원인이 의심될 때에 시행하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허리 통증의 대부분이 몇 주 안에 호전되는 경과를 밟는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영상에서 발견되는 퇴행 소견이 통증 없는 사람에서도 흔하다는 점입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무릎 아래로 내려가는 신경 증상이 뚜렷하고 4주에서 6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을 때, 근력 약화나 배뇨 변화 같은 신호가 있을 때, 골절이나 감염, 종양을 의심할 만한 항목이 겹칠 때 영상을 봅니다. 그 외의 경우에는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치료를 시작하고, 경과를 정해진 시점에 다시 확인하는 편이 환자분께 도움이 됩니다.

한 가지만 기억하신다면

허리 통증은 한 가지 병이 아니라 여러 원인이 같은 자리에 통증을 만들어 내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진료에서 저희가 하는 일은 「디스크인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것이라기보다, 지금 이 통증이 어느 갈래에 가장 가까운지를 좁혀 가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그 작업의 대부분은 문진과 진찰에서 이루어집니다.

환자분께서 도와주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어떤 동작에서 심해지고 어떤 자세에서 덜한지, 밤에는 어떤지, 다리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소변과 대변에 변화가 있는지, 열이나 체중 변화가 있는지를 정리해서 말씀해 주시면 감별의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갈래통증이 주로 있는 곳심해지는 상황덜해지는 상황
추간판 탈출 (신경근 자극)엉덩이에서 종아리·발까지 일정한 경로앉아 있을 때, 앞으로 굽힐 때, 기침·재채기누울 때, 걸을 때 일부 완화
근막통증허리 근육의 특정 지점, 경계가 흐린 퍼짐같은 자세 유지, 익숙하지 않은 활동 뒤스트레칭, 온열, 자세 변경
후관절허리 한쪽에서 엉덩이·허벅지 뒤뒤로 젖힐 때, 아픈 쪽으로 비틀 때, 오래 서 있을 때앞으로 굽힐 때, 앉을 때
천장관절허리띠 아래 엉덩이 위쪽, 손가락으로 짚을 만큼 국소적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 한쪽 다리 지지, 돌아누울 때체중을 양쪽에 고르게 실을 때
척추관 협착양쪽 엉덩이·다리, 걷는 동안 점점 심해짐일정 거리 보행, 허리를 편 자세앉을 때,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척추 압박골절등과 허리의 특정 높이, 두드리면 아픔자세를 바꾸는 첫 동작, 일어설 때자세를 잡고 가만히 있을 때
염증성 요통허리와 엉덩이, 양쪽에 걸치는 경우가 많음쉴 때, 아침, 밤 후반부움직일 때, 운동한 뒤
내장기·혈관 원인옆구리·배와 함께, 띠 모양 또는 뻗치는 양상자세와 무관, 식사나 배뇨와 연관되기도 함자세로는 조절되지 않음

자주 묻는 질문

Q. MRI에서 디스크 소견이 나왔는데도 원인이 다를 수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통증이 없는 사람의 영상에서도 추간판 팽윤이나 돌출은 흔하게 관찰됩니다. 그래서 영상에 소견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금의 통증이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저림의 경로, 근력, 감각, 유발 자세가 그 소견과 맞물리는지를 함께 봅니다. 맞물리지 않으면 후관절이나 천장관절, 근막 쪽을 다시 살핍니다.

Q. 허리가 아픈데 X-ray는 정상이라고 합니다. 괜찮은 것입니까?

단순 방사선 사진은 뼈의 정렬과 골절, 심한 퇴행 변화를 보는 검사입니다. 추간판이나 신경, 근육과 인대는 이 검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검사로 잡히지 않는 원인도 있습니다. 정상이라는 말은 「그 검사로 볼 수 있는 범위에서 이상이 없다」는 뜻이므로, 증상이 이어진다면 다시 진찰을 받아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앞으로 굽힐 때와 뒤로 젖힐 때, 어느 쪽이 아픈지가 왜 중요합니까?

방향에 따라 부하가 걸리는 구조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굽히면 추간판 뒤쪽에 압력이 몰리고, 뒤로 젖히면 후관절과 척추관 뒤쪽 공간에 부하가 걸립니다. 그래서 굽힐 때 심해지면 추간판 쪽, 젖힐 때 심해지면 후관절이나 협착 쪽 가능성을 먼저 살핍니다. 진료 전에 이 부분을 확인해 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Q. 밤에 아파서 깨는데 이것도 흔한 일입니까?

자세를 바꾸면 편해지는 밤 통증은 비교적 흔합니다. 반면 어떤 자세에서도 나아지지 않고 잠에서 깰 정도의 통증이 이어지거나, 여기에 체중 감소나 발열, 암 치료 병력이 함께 있다면 확인해야 할 항목이 늘어납니다. 다만 이런 항목은 하나만으로 판단 근거가 되지 못하므로, 진찰과 함께 묶어서 해석합니다.

정리

1. 허리 통증의 상당수는 구조물 하나로 원인을 확정하기 어려운 비특이적 요통이며, 추간판 탈출은 그중 한 갈래입니다.

2. 무릎 아래까지 내려가는지, 굽힐 때와 젖힐 때 중 언제 심한지, 밤에 어떤지가 감별의 출발점입니다.

3. 근막통증·후관절·천장관절·척추관 협착·압박골절·염증성 요통은 각각 자세와 시간에 따른 고유한 양상을 가집니다.

4. 자세를 바꿔도 통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내장기나 혈관 원인을 함께 살펴야 하며, 붉은 깃발 항목은 묶어서 해석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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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자료는 본문의 일반 의학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 문헌이며, 환자 개인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진료 현장에서의 판단 과정을 일반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특정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 권유가 아닙니다. 증상과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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