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 척추질환

걷다 보면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확인해 보세요

작성: 새기준병원 척추센터

관련 의료진: 장한진 대표원장

2026.05.18

걷다 보면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확인해 보세요

장한진 대표원장 | 새기준병원 신경외과

핵심 답변

· 걷다가 멈춰 서야 하는 증상을 간헐적 파행이라고 부릅니다. 원인은 크게 신경이 눌려 생기는 신경인성과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혈관성으로 나뉘며, 대처가 서로 다릅니다.

· 신경인성 파행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편해지고 허리를 펴면 다시 나빠지는 자세 의존성이 특징입니다. 카트를 밀 때 편해지는 이른바 쇼핑카트 징후가 대표적입니다.

· 혈관성 파행은 종아리에서 시작해 그 자리에 선 채로 쉬기만 해도 몇 분 안에 풀리는 양상이 흔합니다. 앉아야만 풀린다면 신경 쪽을 먼저 의심합니다.

· 증상 한 가지로는 구분이 어렵고 여러 특징을 묶어서 볼 때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발등 맥박 확인과 발목상완지수 같은 간단한 검사가 갈림길을 정리해 줍니다.

걷다가 멈춰 서는 증상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걷기 시작하면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지다가 결국 멈춰 서야 하고, 잠시 쉬면 다시 걸을 수 있는 증상을 간헐적 파행이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500미터를 걷다가 쉬던 것이 몇 달 사이 200미터, 100미터로 줄어드는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증상 자체가 병명은 아닙니다. 원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척추 안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생기는 신경인성 파행, 그리고 다리로 가는 동맥이 좁아져 근육에 혈액이 부족해지는 혈관성 파행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검사도 치료도 다른 과에서 이루어집니다.

두 원인이 한 사람에게 함께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60대 이후에는 척추의 퇴행성 변화와 동맥경화가 같은 시기에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만 확인하고 끝내지 않고, 다른 쪽 가능성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경인성 파행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습

가장 뚜렷한 단서는 자세입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좁아진 통로가 조금 넓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누그러지고, 허리를 펴고 서 있으면 통로가 다시 좁아져 증상이 심해집니다. 마트 카트를 밀 때는 한참 걸을 수 있는데 카트에서 손을 떼면 금방 다리가 무거워진다면 이 양상에 해당합니다.

같은 이유로 자전거는 잘 타는데 평지 걷기는 힘든 경우가 생깁니다. 자전거를 탈 때는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기 때문입니다. 언덕을 올라갈 때는 괜찮은데 내리막에서 더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내리막에서는 허리가 뒤로 젖혀지는 자세가 되기 때문입니다.

증상 위치도 참고가 됩니다. 신경인성 파행은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에서 시작해 종아리로 내려가는, 무릎 위쪽을 포함하는 범위로 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림, 화끈거림, 다리가 남의 다리처럼 느껴지는 둔한 감각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 쉴 때는 앉거나 쪼그려 앉아야 편해지고, 그냥 선 채로는 잘 풀리지 않습니다.

증상이 좌우 어느 쪽에 나타나는지도 봅니다. 신경인성 파행은 좁아진 통로의 위치에 따라 한쪽만 심하기도 하고 양쪽에 함께 나타나기도 하며, 걷는 날마다 심한 쪽이 바뀌기도 합니다. 반면 혈관성은 좁아진 동맥이 있는 쪽에 일관되게 나타나는 편이라, 매번 같은 쪽 종아리가 먼저 조여 온다면 혈관 쪽을 함께 살펴봅니다.

혈관성 파행과의 갈림길

혈관성 파행은 근육이 쓰는 산소량을 혈류가 따라가지 못해 생깁니다. 그래서 걷는 속도와 경사에 반응이 정직합니다. 평지에서는 300미터를 걷는데 언덕에서는 50미터 만에 멈춘다면 혈관 쪽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통증 위치는 종아리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고, 조이거나 쥐어짜는 느낌으로 표현됩니다.

회복 방식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혈관성은 걷기를 멈추고 그 자리에 선 채로 있기만 해도 대개 2~5분 안에 풀립니다. 자세를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신경인성은 앉거나 허리를 숙여야 풀리고, 서 있기만 해서는 잘 가라앉지 않습니다.

2013년 Canadian Journal of Surgery에 실린 연구는 척추관협착증 환자와 말초혈관질환 환자에게 증상 특징 14가지를 물어 어느 항목이 실제로 구분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결론은 증상 한 가지씩만 보면 판별력이 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여러 특징을 묶으면 달라졌습니다. 카트를 밀 때 편해지고, 증상이 무릎 위쪽에 있으며, 서 있기만 해도 유발되고, 앉으면 풀리는 조합은 신경인성 쪽을 강하게 시사했고, 종아리에 증상이 있으면서 선 채로 쉬면 풀리는 조합은 혈관성 쪽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 한두 가지 질문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어디가, 언제, 무엇으로 풀리는지를 세트로 확인합니다.

신경인성 파행으로 오해하기 쉬운 다른 원인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은 저림의 대표적인 원인이지만 양상이 다릅니다. 걷는 것과 무관하게 하루 종일 저리고, 발끝과 발바닥에서 시작해 양쪽이 대칭으로 올라오며, 밤에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쉰다고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 파행과 구분되는 지점입니다.

고관절 관절염은 사타구니와 허벅지 앞쪽 통증으로 나타나며, 양말을 신거나 발톱을 깎을 때 다리를 벌리기 어려운 동작 제한이 함께 옵니다. 무릎 관절염은 계단을 내려갈 때 특히 심해집니다. 두 경우 모두 저림보다 뻐근하고 시린 통증이 앞섭니다.

요추 디스크에 의한 방사통은 특정 신경 줄기를 따라 한쪽 다리로 뻗어 내려가는 날카로운 통증이 특징입니다. 앉아 있을 때 오히려 심해지고 기침이나 재채기에 순간적으로 강해지는 점이 협착증과 반대입니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걷는 거리가 매번 비슷한지도 단서가 됩니다. 혈관성은 같은 속도로 걸으면 거의 같은 지점에서 증상이 시작되는 편이라 재현성이 높습니다. 신경인성은 그날의 자세와 피로도에 따라 200미터에서 멈추는 날도 있고 400미터를 가는 날도 있어 편차가 큰 편입니다.

집에서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것들

진료 전에 아래 항목을 며칠만 기록해 오시면 감별이 훨씬 빨라집니다. 첫째,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 또는 시간입니다. 둘째, 멈춰 섰을 때 그냥 서 있으면 풀리는지 앉아야 풀리는지입니다. 셋째, 풀리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넷째, 증상이 시작되는 위치입니다.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시작하는지, 종아리에서 시작하는지를 손으로 짚어 보십시오. 다섯째, 카트를 밀거나 자전거를 탈 때 편해지는지입니다. 여섯째, 양쪽 발등의 온도와 색이 다른지, 발톱이 잘 자라지 않거나 다리털이 줄었는지입니다.

마지막으로 흡연력,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여부를 정리해 오시면 혈관 쪽 위험도를 함께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런 순서로 확인합니다

먼저 병력을 듣고, 이어서 발등 동맥과 뒤정강 동맥의 맥박을 손으로 만져 봅니다. 맥박이 약하거나 좌우 차이가 있으면 발목상완지수 검사를 합니다. 발목과 팔의 혈압 비를 재는 간단한 검사로, 2024년 미국심장협회 등 다학제 진료지침은 안정 시 발목상완지수 0.90 이하를 말초동맥질환의 진단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신경 쪽 확인은 근력과 감각 진찰에서 시작합니다. 발목을 위로 젖히는 힘, 엄지발가락을 드는 힘, 발바닥과 정강이 바깥쪽의 감각을 좌우로 비교합니다. 필요하면 서서 찍는 엑스레이로 자세에 따른 변화를 보고, MRI로 어느 마디가 좁아졌는지를 확인합니다.

검사 순서를 이렇게 잡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MRI에서 좁아진 소견 자체는 흔하게 관찰되기 때문에, 증상과 진찰 소견을 먼저 정리해 두어야 영상에서 본 것이 지금 증상의 원인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걷는 거리를 스스로 줄여 온 분들이 많습니다. 저리니까 아예 멀리 나가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몇 미터에서 증상이 오는지 본인도 모르게 됩니다. 진료 전 사흘 정도만 평소보다 조금 더 걸어 보면서 어디서 멈추게 되는지를 확인해 두시면, 그 기록이 검사 순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감별을 미루지 않아야 하는 상황

쉬어도 다리가 계속 아프거나 밤에 발이 시리고 저려 다리를 침대 밖으로 내려야 편해진다면 혈류 부족이 상당히 진행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발가락이나 발뒤꿈치에 잘 낫지 않는 상처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척추 검사보다 혈관 평가가 먼저입니다.

반대로 발목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져 발등이 바닥에 끌리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항문 주위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새로 생겼다면 신경 압박이 진행한 신호로 봅니다. 이때는 다음 외래를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걷다가 쉬어야 하는 증상은 나이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원인에 따라 관리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느 쪽인지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확인 항목신경인성 파행(척추관협착증)혈관성 파행(말초동맥질환)
증상이 시작되는 위치엉덩이·허벅지 뒤에서 종아리로, 무릎 위를 포함종아리에 집중, 허벅지·엉덩이는 드묾
쉴 때 회복 방식앉거나 허리를 숙여야 풀림선 채로 쉬기만 해도 2~5분 내 풀림
자세의 영향허리를 펴면 악화, 숙이면 완화(쇼핑카트 징후)자세와 무관, 걷는 속도·경사에 반응
자전거 타기비교적 잘 탐(상체가 숙여지므로)걷기와 비슷하게 힘듦
동반되는 감각저림, 화끈거림, 다리가 둔해지는 느낌조이고 쥐어짜는 통증, 다리 냉감
진찰에서 보는 것근력·감각 좌우 비교, 자세별 증상 변화발등·뒤정강 동맥 맥박, 피부색과 털
기본 검사서서 찍는 엑스레이, 필요 시 MRI발목상완지수(0.90 이하면 이상 소견)

자주 묻는 질문

Q. 두 가지가 같이 있을 수도 있나요?

있습니다. 60대 이후에는 척추 퇴행과 동맥경화가 같은 시기에 진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럴 때는 지금 걷기를 방해하는 주된 원인이 어느 쪽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먼저입니다. 신경 쪽 치료를 했는데 걷는 거리가 기대만큼 늘지 않는다면 혈관 평가를 다시 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Q. 저림이 심한데 MRI를 먼저 찍어야 할까요?

증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근력 저하나 배뇨 이상이 없다면 병력 청취와 진찰이 먼저입니다. 나이가 들면 MRI에서 좁아진 소견은 증상이 없는 분에게도 흔하게 관찰되기 때문에, 순서를 바꾸면 해석이 어려워집니다. 다만 근력이 떨어지거나 통증이 급격히 심해졌다면 영상검사를 앞당깁니다.

Q. 걷기 운동을 계속해도 괜찮을까요?

신경인성 파행이라면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까지 걷고 잠시 쉬었다 다시 걷는 방식이 대체로 무리가 없습니다. 자전거나 수중 걷기처럼 허리가 앞으로 숙여지는 운동을 병행하면 운동량을 유지하기 수월합니다. 다만 걷는 도중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생긴다면 그날은 멈추고 진료를 받아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쉬면 금방 괜찮아지는데 그냥 지내도 되나요?

걷는 거리가 몇 년째 비슷하게 유지되고 일상에 지장이 없다면 관찰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걷는 거리가 반년 사이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거리의 변화 속도는 증상의 세기보다 상태를 잘 보여 주는 지표입니다.

정리

1. 걷다 멈춰 서는 증상은 신경이 눌려 생기는 경우와 다리 혈류가 부족해 생기는 경우로 나뉩니다.

2. 허리를 숙이면 편해지고 앉아야 풀린다면 신경 쪽, 선 채로 쉬어도 풀린다면 혈관 쪽을 먼저 살핍니다.

3. 증상 한 가지가 아니라 위치·회복 방식·자세 영향을 묶어서 볼 때 구분이 정확해집니다.

4. 쉬어도 아픈 야간 통증이나 잘 낫지 않는 발 상처, 새로 생긴 근력 저하는 확인을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

· Nadeau M, Rosas-Arellano MP, Gurr KR, et al. The reliability of differentiating neurogenic claudication from vascular claudication based on symptomatic presentation. Can J Surg. 2013;56(6):372-377.

· Kreiner DS, Shaffer WO, Baisden JL, et al. An evidence-based clinical guideline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degenerative lumbar spinal stenosis (update). North American Spine Society. Spine J. 2013;13(7):734-743.

· Gornik HL, Aronow HD, Goodney PP, et al. 2024 ACC/AHA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Lower Extremity Peripheral Artery Disease. Circulation. 2024;149(24):e1313-e1410.

·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Low back pain and sciatica in over 16s: assessment and management. NICE guideline NG59, 2016(2020 updated).

·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Lumbar Spinal Stenosis. OrthoInfo. https://orthoinfo.aaos.org/en/diseases--conditions/lumbar-spinal-stenosis/

위 자료는 본문의 일반 의학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 문헌이며, 환자 개인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진료 현장에서의 판단 과정을 일반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특정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 권유가 아닙니다. 증상과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새기준병원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중부대로 1539 · 031-328-0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