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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 척추질환
목디스크 팔저림, 진료 전에 무엇을 적어 가면 되나 — 기록하는 법
홍현진 원장 | 새기준병원 신경외과
핵심 답변
· 진료 시간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저린 자리, 약해진 동작, 무뎌진 부위를 따로 적어 오시면 확인해야 할 범위가 크게 줄어듭니다.
· 저림은 말보다 그림이 정확합니다. 손 모양을 그려 저린 자리를 칠하고, 목·어깨와 이어지는지 손 안에만 머무는지를 표시해 주십시오.
· 힘은 숫자보다 동작으로 적습니다. "팔에 힘이 없다"보다 "페트병 뚜껑을 왼손으로는 못 연다"가 진료실에서 훨씬 많은 정보를 줍니다.
· MRI의 퇴행 소견은 증상 없는 분에게도 흔합니다. 그래서 영상과 맞춰 볼 증상 기록이 있어야 같은 영상을 두고 다른 결론에 이르지 않습니다.
진료 시간을 좌우하는 것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팔저림으로 오시는 분과 진료실에서 나누는 대화는 대개 비슷하게 시작됩니다. 언제부터인지, 어디가 저린지, 무엇을 하면 심해지는지를 여쭙습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그 자리에서 정확히 답하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통증과 저림은 기억에 고르게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기억은 가장 심했던 순간과 가장 최근의 상태를 중심으로 남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실제로는 좋아지는 흐름이었더라도, 어제 밤에 유난히 심했다면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답하시게 됩니다. 반대로 오늘 컨디션이 괜찮으면 지난주의 악화를 빠뜨리기도 합니다. 판단이 흔들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증상을 설명하는 방법이 아니라, 진료 전에 무엇을 어떤 형식으로 적어 오시면 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아래 항목을 채운 종이 한 장이 있으면 진료실에서 확인해야 할 범위가 크게 줄어듭니다.
기록 항목 ① 저린 자리 — 말보다 그림입니다
저린 자리는 문장으로 옮기면 뭉개집니다. "팔이 저려요"라는 말 안에는 어깨 바깥쪽, 팔뚝 안쪽, 엄지 쪽, 새끼손가락 쪽이 모두 들어갑니다. 종이에 손과 팔의 윤곽을 대충 그리고, 저린 부분을 색칠하는 편이 훨씬 정확합니다. 앞면과 뒷면을 나누어 그리면 더 좋습니다.
칠하실 때 두 가지를 함께 표시해 주십시오. 첫째, 저림이 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해 팔을 따라 내려가는 줄 모양인지, 아니면 손목 아래 손 안에만 머무는지입니다. 둘째, 저린 강도가 부위마다 다르다면 진한 부분과 옅은 부분을 구분해 주십시오. 이 두 가지가 다음 진찰에서 어디를 먼저 확인할지를 정합니다.
날짜를 함께 적어 주시면 더 유용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 칠했던 범위와 2주 뒤에 칠한 범위를 겹쳐 보면, 저린 자리가 넓어지고 있는지 줄고 있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같은 그림을 두 번 그리는 것만으로 경과가 남습니다.
기록 항목 ② 힘 — 숫자가 아니라 동작으로 적습니다
"힘이 30% 정도 빠진 것 같다"는 표현은 진료실에서 쓰기 어렵습니다. 대신 실패한 동작을 그대로 적어 주십시오. 페트병 뚜껑을 어느 손으로 열지 못했는지, 프라이팬을 한 손으로 들다가 놓쳤는지, 빨래를 짤 때 어느 쪽이 힘이 덜 들어가는지처럼 구체적인 장면이 좋습니다.
확인하기 좋은 동작을 몇 가지로 정해 두시면 비교가 쉬워집니다. 팔을 옆으로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리기, 팔꿈치 굽히기, 손목 젖히기, 팔꿈치 펴서 밀기, 손가락으로 종이 집기입니다. 각 동작을 좌우로 해 보시고, 차이가 느껴지는 동작에만 표시해 주시면 됩니다.
횟수를 세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10초 동안 주먹을 쥐었다 펴는 횟수를 좌우로 세어 적어 두시면 다음 진료 때 같은 방식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잡는 힘이 궁금하시면 A4 용지를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우고 반대 손으로 당겼을 때 얼마나 버티는지를 좌우로 비교해 적어 주십시오.
기록 항목 ③ 감각 — 저림과 무뎌짐을 나눕니다
저림과 무뎌짐은 다른 증상입니다. 저림은 있는데 감각은 살아 있는 상태와, 저림과 함께 감각이 둔해진 상태는 진료실에서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손등을 옷 위로 스치듯 만졌을 때 좌우가 같게 느껴지는지, 물의 온도가 한쪽 손에서 덜 느껴지는지를 확인해 적어 주십시오.
무뎌진 자리도 손그림에 표시해 주시되, 저림과는 다른 색이나 빗금으로 구분해 주십시오. 저린 자리와 무뎌진 자리가 겹치는 경우도 있고 어긋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관계가 다음 판단에 들어갑니다.
손끝의 정교함도 감각 항목에 함께 적습니다. 동전을 지갑에서 손끝만으로 골라낼 수 있는지, 셔츠 단추가 예전보다 오래 걸리는지, 젓가락질에서 반찬을 자주 놓치는지입니다. 이 항목은 신경뿌리 문제인지 척수 쪽 문제인지를 가르는 데 쓰이므로 빠뜨리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기록 항목 ④ 무엇이 심하게 하고 무엇이 낫게 하는가
자세에 따른 변화는 원인을 좁히는 데 큰 몫을 합니다.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아픈 쪽으로 돌렸을 때 팔저림이 심해지는지, 팔을 머리 위로 올려 두면 오히려 편해지는지를 확인해 적어 주십시오. 반대로 손목을 굽힌 채로 오래 있을 때, 팔꿈치를 굽힌 채 통화할 때 심해지는지도 함께 적습니다.
시간대도 함께 남겨 주십시오. 아침에 일어났을 때가 가장 심한지, 오후로 갈수록 심해지는지, 컴퓨터 작업을 두 시간쯤 한 뒤에 나타나는지에 따라 관리 방법이 달라집니다.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으로 0에서 10 사이의 숫자를 적어 두시면 흐름이 보입니다.
약을 드시고 있다면 약 이름과 복용 시간, 복용 뒤 변화도 적어 주십시오. "약을 먹으면 좀 낫다"보다 "복용 한 시간 뒤 6에서 3으로 내려가고 네 시간쯤 유지된다"가 다음 처방을 정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직업과 반복 동작도 한 줄 적어 주시면 좋습니다. 하루에 컴퓨터를 몇 시간 쓰는지, 고개를 숙여 보는 작업이 많은지, 무거운 것을 어깨 위로 드는 일이 있는지입니다. 같은 저림이라도 어떤 동작을 반복하는 분인지에 따라 먼저 확인할 부위가 달라집니다.
기록 항목 ⑤ 밤과 잠
밤에 어떤지도 중요한 정보입니다. 저림 때문에 밤에 깨는지, 몇 시쯤 깨는지, 손을 털면 가라앉는지를 적어 주십시오. 자다가 손이 저려 깨고 손을 털었을 때 풀리는 양상은 손목 쪽 문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편이고, 목을 특정 방향으로 두고 잤을 때 팔 전체가 저리다면 목 쪽 원인을 함께 놓고 봅니다.
잠자세와 베개 높이도 한 줄로 적어 주십시오. 어느 쪽으로 누워 자는지, 팔을 머리 밑에 넣고 자는 습관이 있는지, 베개가 높은지 낮은지입니다. 바꿔 보았을 때 변화가 있었다면 그 결과도 함께 남겨 주시면 좋습니다.
이 기록이 검사 선택을 어떻게 바꾸는가
목뼈 MRI에서 보이는 퇴행 소견은 증상이 없는 분에게도 흔합니다. 증상이 없는 1,211명을 대상으로 목뼈 MRI를 촬영한 연구에서, 추간판이 밀려 나온 소견은 87.6%에서 관찰되었고 20대에서도 70%를 넘었습니다. 반면 척수가 실제로 눌린 소견은 5.3%, 척수 안 신호 변화는 2.3%로 훨씬 드물었습니다.
이 숫자가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영상만 놓고는 지금의 저림이 그 소견 때문인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마디와, 기록해 오신 저린 자리·약해진 동작이 같은 쪽 같은 높이에서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원인으로 지목할 근거가 생깁니다.
기록이 있으면 검사 순서도 달라집니다. 저림이 손 안에만 머물고 목 자세와 무관하다면 신경전도검사를 먼저 고려하게 되고, 목 자세에 따라 팔 전체가 달라진다면 목뼈 영상 쪽을 먼저 봅니다.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록입니다.
적어 두시되 바로 알려 주셔야 하는 변화
다음 항목은 다음 진료를 기다리지 마시고 알려 주십시오. 며칠 사이에 특정 동작의 힘이 뚜렷하게 떨어진 경우, 저림이 반대쪽 팔로 번진 경우, 양손이 함께 서툴러진 경우, 걸을 때 휘청이거나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일이 생긴 경우, 소변을 참기 어려워진 경우입니다.
특히 마지막 세 가지는 신경뿌리보다 척수 쪽을 확인해야 하는 신호로 봅니다. 목 통증이 없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록지에 이런 변화가 나타난 날짜를 적어 두시면, 언제부터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정확히 되짚을 수 있습니다.
기록이 있으면 치료의 효과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약을 바꾸거나 물리치료를 시작한 날짜를 기록지에 표시해 두시면, 그 뒤 2주 동안 숫자와 동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그대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효과가 없는 치료를 오래 이어 가는 일을 줄이는 데도 기록이 쓰입니다.
2주 기록지, 이렇게 채우시면 됩니다
형식은 단순할수록 오래 갑니다. 한 장에 손그림 두 개, 아침·저녁 숫자 칸 14일치, 실패한 동작을 적는 줄 몇 개면 충분합니다. 매일 빠짐없이 채우려 하기보다 달라진 날만 적는 방식도 괜찮습니다.
이 기록은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증상을 두고 서로 다른 결론에 이르는 일을 줄여 줍니다. 진료 전에 5분만 정리해 오시면, 그 5분이 진료실에서의 판단을 훨씬 구체적으로 만듭니다.
| 기록 항목 | 적는 방법 | 예시 |
|---|---|---|
| 저린 자리 | 손·팔 윤곽을 그리고 색칠, 앞뒤 구분 | 엄지와 검지 쪽이 진하게, 목에서 팔뚝으로 줄 모양 |
| 저림 강도 | 아침·저녁 0~10 숫자, 14일치 | 아침 6 / 저녁 3 |
| 약해진 동작 | 실패한 일상 동작을 그대로 | 왼손으로 페트병 뚜껑을 못 연다 |
| 감각 변화 | 저림과 다른 색으로 표시, 좌우 비교 | 오른손 검지 끝이 옷 스치는 감각이 둔하다 |
| 악화·완화 자세 | 무엇을 할 때 심하고 무엇을 하면 편한지 | 고개 젖히면 심해짐 /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면 편함 |
| 밤 증상 | 깨는 시각, 손을 털면 풀리는지 | 새벽 3시경 저려 깸, 털면 2~3분 뒤 가라앉음 |
| 손끝 정교함 | 젓가락·단추·동전 등 구체적 장면 | 단추 잠그는 데 예전의 두 배가 걸린다 |
| 즉시 알릴 변화 | 날짜와 함께 한 줄로 | 7일차부터 계단에서 두 번 헛디딤 |
자주 묻는 질문
Q. 매일 기록하기가 번거롭습니다. 꼭 필요합니까?
매일 채우지 않으셔도 됩니다. 달라진 날만 적는 방식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저린 자리를 그린 손그림 한 장과, 실패한 동작을 적은 몇 줄은 있는 편이 좋습니다. 이 두 가지가 진찰에서 확인할 범위를 가장 크게 좁혀 줍니다.
Q. 증상을 자꾸 들여다보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지 않을까요?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래서 통증 숫자는 하루 두 번으로 제한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수시로 확인하기보다 정해진 시각에만 적는 편이 기록의 정확도도 높고 부담도 적습니다. 목적은 증상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남기는 것입니다.
Q. 이미 MRI를 찍었는데도 기록이 필요합니까?
필요합니다. 목뼈 MRI에서 보이는 퇴행 소견은 증상 없는 분에게도 흔하게 관찰되기 때문입니다. 영상에 보이는 마디와 실제 증상이 같은 쪽 같은 높이에서 맞아떨어지는지를 확인하려면 증상 쪽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영상은 절반의 정보이고 나머지 절반이 기록입니다.
Q. 기록을 스마트폰 메모로 해도 됩니까?
괜찮습니다. 다만 손그림은 종이에 그려 사진으로 남기시는 편이 편합니다. 메모로 하실 때는 날짜, 아침·저녁 숫자, 실패한 동작 한 줄의 형식을 고정해 두시면 나중에 비교하기 좋습니다. 형식이 매번 달라지면 흐름을 읽기 어려워집니다.
정리
1. 통증과 저림의 기억은 최악과 최근에 치우치므로, 진료 전 2주간의 기록이 판단의 정확도를 올려 줍니다.
2. 저린 자리는 손그림으로, 힘은 실패한 일상 동작으로, 감각은 좌우 비교로 적으면 진료실에서 바로 쓸 수 있습니다.
3. 목뼈 MRI의 퇴행 소견은 증상 없는 분에게도 흔해, 영상과 맞춰 볼 증상 기록이 있어야 원인을 지목할 근거가 생깁니다.
4. 힘의 급격한 저하, 양손 동시 증상, 보행 불안정, 배뇨 변화는 기록만 하지 마시고 바로 알려 주셔야 하는 항목입니다.
참고 자료
· Nakashima H, Yukawa Y, Suda K, Yamagata M, Ueta T, Kato F. Abnormal findings on magnetic resonance images of the cervical spines in 1211 asymptomatic subjects. Spine (Phila Pa 1976). 2015;40(6):392-398.
· Thoomes EJ, van Geest S, van der Windt DA, et al. Value of physical tests in diagnosing cervical radiculopathy: a systematic review. Spine J. 2018;18(1):179-189.
· Fehlings MG, Tetreault LA, Riew KD, et al. A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Patients With Degenerative Cervical Myelopathy. Global Spine J. 2017;7(3 Suppl):70S-83S.
·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OrthoInfo: Cervical Radiculopathy (Pinched Nerve).
위 자료는 본문의 일반 의학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 문헌이며, 환자 개인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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