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기준병원 건강칼럼
척추, 관절 수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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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관절 수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습니다.
전문의 칼럼 | 척추질환
수술로 다 설명되지 않는 통증이 있습니다
장한진 대표원장 | 새기준병원 신경외과
핵심 답변
· 눌린 신경을 풀어도 통증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술이 다루는 것은 신호를 만드는 쪽이고, 통증에는 그 신호를 증폭하는 쪽도 함께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 통증이 오래 이어지면 척수와 뇌의 신경세포가 더 쉽게 흥분하도록 바뀝니다. 이를 중추 감작이라고 하며, 가벼운 자극에도 아픈 이질통과 넓게 퍼지는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 수면 부족, 피로, 기저질환, 영양 상태는 같은 자극을 더 아프게 만듭니다. 특히 수면 장애는 이후의 통증 악화를 예측하는 인자로 반복 보고되었습니다.
· 한 번에 통증을 없애는 방법은 없습니다. 여러 층을 조금씩 정리해 합을 만드는 방식이 현재까지 가장 근거가 쌓인 접근입니다.
영상은 정리되었는데, 통증은 남아 있습니다
수술 후 외래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상황은 합병증이 생겼을 때가 아닙니다. 영상에서는 눌리던 신경이 충분히 풀렸고, 상처도 잘 아물었고, 근력도 돌아왔는데 환자분이 여전히 아프다고 말씀하실 때입니다.
저는 이럴 때 사진을 다시 꺼내 봅니다. 그러나 사진을 오래 들여다본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구조를 설명하는 도구로는 이미 설명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남은 통증을 설명하려면 다른 층을 봐야 합니다.
이 글은 그 다른 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통증이 마음의 문제라는 뜻이 아니라, 통증을 만들어내는 경로가 구조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통증은 손상의 계기판이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통증의 크기가 손상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료실에서도 이만큼 아픈데 사진이 깨끗할 리가 없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통증은 손상량을 그대로 표시하는 계기판이 아니라, 몸이 위험을 판단해 내보내는 경보에 가깝습니다.
경보 체계에는 신호를 만드는 쪽과, 그 신호를 받아 증폭하거나 줄이는 쪽이 함께 있습니다. 척추수술이 다루는 것은 대체로 신호를 만드는 쪽, 즉 눌린 신경과 좁아진 통로입니다. 그런데 통증이 오래 이어졌던 분에서는 신호를 처리하는 쪽에도 이미 변화가 생겨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인을 제거해도 경보가 곧바로 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래 눌려 있던 스위치가 손을 뗀 뒤에도 한동안 눌린 채로 남아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중추 감작 — 증폭하는 쪽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 중추 감작입니다. 통증 신호가 반복해서 들어오면 척수 뒤뿔과 뇌의 신경세포가 더 쉽게 흥분하도록 바뀝니다. 시냅스의 효율이 올라가고, 원래는 통증으로 처리되지 않던 약한 자극까지 통증 회로로 넘어갑니다.
임상에서는 몇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옷이 스치거나 가볍게 누르는 정도의 자극에도 아픈 이질통, 같은 자극이 반복될수록 통증이 커지는 시간적 가중, 자극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남는 잔여 감각이 그것입니다. 통증 범위가 원래 신경이 담당하는 영역을 넘어 넓게 퍼지는 것도 흔한 양상입니다.
중추 감작은 섬유근통, 골관절염, 두통, 턱관절 장애, 신경병증통증, 그리고 수술 후 통증까지 여러 상황에서 통증의 표현형에 관여한다고 정리되어 왔습니다. 특정한 병의 이름이 아니라 여러 병에 걸쳐 나타나는 상태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가 되돌아올 수 있는 성질이라는 점입니다. 중추 감작은 고정된 손상이 아니라 흥분성이 올라간 상태이며, 자극이 줄고 조건이 정리되면 다시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증이 남았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그대로일 것이라는 예고는 아닙니다.
세 번째 이름 — 통증가소성 통증
국제통증연구학회는 2017년에 침해수용성 통증과 신경병증통증에 이어 세 번째 기전 분류로 통증가소성 통증을 채택했습니다. 조직 손상이나 신경 병변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데도, 통증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져 나타나는 통증입니다.
근골격계에서 이 통증을 의심하는 기준은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통증이 3개월 넘게 이어질 것, 한 지점이 아니라 부위 단위로 넓거나 여러 곳에 걸쳐 있을 것, 침해수용성이나 신경병증 기전만으로 설명되지 않을 것, 아픈 부위에서 통증 과민의 진찰 소견이 확인될 것입니다.
이 기준이 유용한 이유는 검사에 이상이 없으니 원인이 없다는 결론을 막아 주기 때문입니다. 통증가소성 통증은 원인이 없는 통증이 아니라, 원인을 찾는 자리가 다른 통증입니다.
잠이 통증을 정하는 방식
저는 수술 후 통증이 잘 정리되지 않는 분께 수면부터 여쭙습니다. 통증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이라고 대부분 답하시지만, 순서는 생각보다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과 통증의 관계를 정리한 문헌 고찰에서는, 통증이 이후의 수면 장애를 예측하는 정도보다 수면 장애가 이후의 통증 발생과 악화를 예측하는 정도가 더 일관되고 강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몸이 스스로 통증을 억제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한 가지 설명입니다.
실제로 서너 시간밖에 못 잔 다음 날은 같은 강도의 자극도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통증이 남아 있는 분의 계획에는 진통제만이 아니라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이 함께 들어갑니다. 밤에 몇 번 깨는지, 몇 시에 눕고 몇 시에 일어나는지, 낮잠은 얼마나 자는지를 같이 봅니다.
수면을 다루는 방법도 통증 진료의 일부입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각과 일어나는 시각을 일정하게 두는 것, 낮 동안 밝은 곳에서 30분 이상 움직이는 것, 잠들기 전 술과 카페인을 피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정도로도 통증 점수가 달라지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피로와 기분, 그리고 순환
피로도 비슷한 자리에 있습니다. 통증이 있으면 활동이 줄고, 활동이 줄면 근력과 지구력이 떨어지며, 같은 일을 하는 데 더 많은 힘이 들어 피로가 커집니다. 피로가 커지면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다시 올라갑니다.
기분도 통증의 강도를 바꿉니다. 이것은 기분 탓이라는 말과 다릅니다. 불안과 우울은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뇌 회로에 실제로 관여하고, 통증을 위협으로 해석하는 정도를 키웁니다. 통증이 계속되면 앞으로도 이대로일 것이라는 예상이 생기고, 그 예상은 다시 통증을 키웁니다.
저는 이 순환을 환자분께 종이에 그려 보여드리는 편입니다. 어느 한 지점만 건드려서는 순환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바닥에 깔린 조건들 — 기저질환과 영양
통증이 잘 정리되지 않을 때 확인하는 항목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당뇨를 오래 앓으신 분은 말초신경병증이 함께 있어 척추 문제와 무관한 저림과 통증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는 근육통과 피로를 만들고, 빈혈은 지구력을 떨어뜨려 활동량을 줄입니다.
비타민 B12와 비타민 D 부족, 단백질 섭취 부족도 회복을 더디게 하는 조건입니다. 수술 후 식사량이 줄어든 상태가 몇 주 이어지면 근육이 빠지고, 근육이 빠지면 같은 활동에도 더 아픕니다.
술과 담배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흡연은 미세혈류를 떨어뜨리고, 음주는 잠든 뒤의 수면의 질을 낮춥니다. 통증 이야기를 하는 자리에서 이런 항목을 여쭙는 것이 엉뚱해 보일 수 있지만, 통증을 만드는 조건은 대개 이 근처에 있습니다.
다층적으로 접근한다는 말의 실제
만성 요통에서 다학제 생심리사회 재활의 효과를 정리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41개 무작위 연구, 6,858명을 대상으로 분석했습니다. 신체 치료에 심리 또는 직업 요소를 함께 다룬 프로그램이 통상 치료보다 통증과 기능장애를 더 줄였고, 물리치료만 받은 군과 비교했을 때 1년 뒤 일터로 복귀해 있을 가능성도 더 높았습니다.
다만 효과의 크기는 극적이지 않았습니다. 10점 통증 척도로 환산하면 0.5점에서 1점 남짓의 차이입니다. 저는 이 숫자를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에 통증을 없애는 방법은 목록에 없고, 여러 층을 조금씩 정리해 합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NICE의 만성 통증 진료지침 NG193도 같은 방향을 권고합니다. 운동 프로그램, 인지행동치료나 수용전념치료, 통증에 대한 교육을 중심에 두고, 약물은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정리하고 있습니다. 통증을 줄이는 일과 생활을 되돌리는 일을 따로 두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항목들을 한꺼번에 바꾸려 하면 대개 오래가지 못합니다. 저는 수면과 걷기처럼 가장 손대기 쉬운 한두 가지를 먼저 정하고, 4주 뒤에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하는 방식을 권해 드립니다.
그래도 구조를 다시 살펴야 할 때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검사를 더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증의 성격이 이전과 달라졌을 때, 근력이 새로 떨어졌을 때, 가만히 있어도 밤에 심해지는 통증이 몇 주간 이어질 때, 체중이 의도치 않게 줄었을 때, 38℃ 이상의 발열이 함께 있을 때는 구조와 전신 상태를 다시 확인합니다.
저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붙잡고 진료합니다. 놓친 구조가 없는지 확인하는 일과, 구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을 다루는 일입니다. 둘 중 하나만 하면 환자분은 검사만 반복하거나, 확인이 필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 구분 | 침해수용성 통증 | 신경병증 통증 | 통증가소성 통증 |
|---|---|---|---|
| 기전 | 조직·관절·근육의 자극 | 신경 자체의 병변 | 통증을 처리하는 방식의 변화 |
| 통증 양상 | 묵직하고 쑤시며 움직일 때 심해짐 | 화끈거림·전기가 흐르는 느낌 | 넓고 모호하며 부위가 옮겨 다님 |
| 범위 | 자극받은 자리에 국한 | 해당 신경이 담당하는 영역을 따라감 | 신경 영역을 넘어 퍼짐 |
| 진찰 소견 | 해당 부위의 압통 | 감각 저하와 근력 저하 동반 | 가벼운 자극에도 아픈 과민 반응 |
| 영상·검사 | 원인 구조가 대체로 확인됨 | 압박이나 신경 손상 소견 | 통증 정도를 설명할 소견이 부족 |
| 동반 증상 | 비교적 적음 | 저림과 감각 이상 | 수면 장애·피로·전신 통증이 흔함 |
| 접근 방향 | 원인 구조 교정과 소염 | 신경병증통증 약제와 재활 | 수면·활동·교육을 포함한 다층 접근 |
자주 묻는 질문
Q.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데 왜 아픈가요?
검사는 구조를 보는 도구입니다. 구조가 정리되어 있어도 통증 신호를 처리하는 쪽에 변화가 남아 있으면 통증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이 3개월 넘게 이어지고, 범위가 넓으며, 가벼운 자극에도 아프다면 이 가능성을 함께 살핍니다. 원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는 자리가 다른 상태로 이해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Q. 통증이 마음의 문제라는 뜻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추 감작은 척수와 뇌의 신경세포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이며, 실험적으로도 확인되어 왔습니다. 불안과 우울이 통증을 키우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통증이 만들어지는 여러 요인 중 하나입니다. 마음의 문제로 축소하면 오히려 다룰 수 있는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Q. 진통제를 계속 먹어야 하나요?
약은 통증을 줄여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닙니다. 만성 통증 진료지침들은 약물을 제한적으로 쓰고 운동과 교육을 중심에 두도록 권고합니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를 오래 쓰면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오히려 올라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어떤 약을 얼마나 유지할지는 진료를 통해 조정합니다.
Q. 얼마나 지나면 좋아지나요?
한 번에 사라지는 방식보다는, 여러 요인을 정리하면서 조금씩 폭이 줄어드는 경과가 일반적입니다. 수면, 활동량, 기저질환, 기분 상태를 한 번에 하나씩 손보면서 3개월 단위로 방향을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통증 점수만 보지 말고 걷는 거리, 잠든 시간,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함께 기록해 보시면 변화가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정리
1. 수술은 통증 신호를 만드는 구조를 다루며, 신호를 증폭하는 쪽의 변화는 별도로 접근합니다.
2. 중추 감작과 통증가소성 통증은 검사에 이상이 없어도 통증이 남는 이유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3. 수면 부족, 피로, 당뇨와 갑상선 질환, 영양 결핍은 같은 자극을 더 아프게 만듭니다.
4. 통증의 성격이 달라지거나 근력이 떨어지거나 발열과 체중 감소가 있으면 구조를 다시 확인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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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mper SJ, Apeldoorn AT, Chiarotto A, et al. Multidisciplinary biopsychosocial rehabilitation for chronic low back pain: Cochrane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J. 2015;350:h444.
·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Chronic pain in over 16s: assessment of all chronic pain and management of chronic primary pain. NICE guideline NG193, 2021.
위 자료는 본문의 일반 의학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 문헌이며, 환자 개인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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