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 척추질환

척추전방전위증, 허리가 밀렸다고 모두 수술해야 할까요?

작성: 새기준병원 척추센터

관련 의료진: 장한진 대표원장

2026.05.25


척추전방전위증, 허리가 밀렸다고 모두 수술해야 할까요?

장한진 대표원장 | 새기준병원 신경외과

핵심 답변

· 전방전위증 진단을 받은 분들 가운데 상당수는 수술 없이 지내십니다. 밀렸다는 사실이 아니라 다리 증상과 분절의 움직임이 판단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 진료실에서 만나는 퇴행성 전위는 대부분 Meyerding 1도(25% 미만)이고, 등급과 증상의 정도는 서로 비례하지 않습니다.

· 굴곡-신전 X선에서 전위 거리 차이가 3~4mm 미만, 분절 각도 차이가 10~11도 미만이면 안정형으로 보고, 이때는 운동과 통증 조절을 먼저 시도합니다.

· 디스크가 많이 낮아지고 뼈가시가 자란 분절은 오히려 스스로 굳어 가는 과정에 있어 진행 가능성이 낮은 편입니다. 반대로 디스크 높이가 잘 남아 있으면 더 밀릴 여지가 있습니다.

밀렸다는 말을 들으면 놀라시게 됩니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이유로 찍은 허리 사진에서 척추뼈가 앞으로 밀려 있다는 설명을 듣고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진을 직접 보면 한 마디가 계단처럼 어긋나 있어, 당장 무슨 조치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시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실제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사진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밀린 상태가 신경을 눌러 다리로 증상을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그 분절이 움직일 때마다 어긋나는지가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이 두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수술을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이 글은 전방전위증이 있어도 수술로 가지 않는 경우가 어떤 경우인지, 그 판단을 무엇을 근거로 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등급이 말해 주는 것과 말해 주지 않는 것

밀린 정도는 Meyerding 분류로 표현합니다. 아래쪽 척추뼈 윗면의 앞뒤 길이를 기준으로, 위쪽 뼈가 앞으로 밀린 비율이 25% 미만이면 1도, 25~50%면 2도, 50~75%면 3도, 75%를 넘으면 4도입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퇴행성 전위는 대부분 1도에 속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등급이 높다고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2도인데 걷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분이 계시고, 1도인데 500m를 못 걸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원래 넓은 분이라면 조금 밀려도 여유가 남고, 통로가 좁게 태어난 분이라면 조금만 밀려도 눌립니다.

그래서 등급은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참고 자료이지,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스위치가 아닙니다. 등급만 보고 놀라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밀린 거리를 재는 일 자체에도 오차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의 자세, 촬영 거리, 뼈 경계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몇 밀리미터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지난번 사진과 비교하실 때는 같은 조건에서 찍은 사진끼리 맞대어 보는 것이 중요하고, 1~2mm 차이만으로 진행했다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움직이는가, 굳어 가는가

수술을 논의할지 말지를 실제로 가르는 것은 그 분절이 움직일 때 어긋나는지입니다. 확인 방법은 선 자세에서 허리를 최대한 굽힌 사진과 젖힌 사진을 찍어 비교하는 것입니다. 두 사진 사이 전위 거리가 3~4mm 미만이고 분절 각도 차이가 10~11도 미만이면 안정형으로 봅니다.

안정형이라는 말은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채로 굳어 가고 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디스크 높이가 많이 낮아지고 뼈가시가 자란 분절일수록 움직임이 적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몸이 스스로 그 마디를 붙잡는 방향으로 변해 온 결과입니다.

반대로 디스크 높이가 비교적 잘 남아 있는 전위증은 앞으로 더 밀릴 여지가 있는 상태로 봅니다. 같은 1도라도 이쪽은 경과 관찰 간격을 짧게 잡고, 굳어 가는 쪽은 간격을 넉넉히 둡니다. 사진 한 장의 등급이 같아도 관리 계획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통증 때문에 충분히 굽히거나 젖히지 못하면 실제 움직임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정형으로 나왔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증상이 달라지면 자세를 바꾼 사진을 다시 찍어 확인합니다.

MRI에서 후관절 사이에 물이 고여 보이는 소견도 함께 봅니다. 이 고인 물이 1mm를 넘으면 움직임이 있는 전위일 확률이 뚜렷하게 높아진다는 분석이 있어, 누워서 찍은 MRI만 가지고 계신 경우 선 자세 사진을 추가로 권해 드리는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후관절이 크게 자라 서로 맞물려 있다면 그 마디는 이미 잘 움직이지 않는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술하지 않기로 했다면 무엇을 하는가

기다린다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전방전위증에서 보존 치료의 중심은 허리를 붙잡아 주는 근육을 키우는 일입니다. 배 속 깊은 곳의 복횡근과 척추 바로 옆의 다열근이 그 대상이고, 이 근육들은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보다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으로 단련됩니다.

동작 하나를 예로 들면, 바로 누워 무릎을 세우고 배를 살짝 당긴 상태를 10초 유지했다가 푸는 것을 10회씩 하루 두세 번 하는 방식입니다. 지루하지만 이런 유지 동작이 전위된 분절을 붙잡는 데는 더 직접적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허리를 뒤로 크게 젖히는 동작, 윗몸일으키기처럼 허리를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는 동작, 무거운 물건을 든 채 몸을 비트는 동작은 전위된 마디에 부담을 얹습니다. 골프 스윙이나 테니스 서브처럼 회전과 신전이 함께 일어나는 동작도 통증이 있는 시기에는 조절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통증이 심할 때는 소염진통제로 조절하고, 다리 증상이 뚜렷하면 신경 주변에 주사를 놓아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씁니다. 다만 주사는 증상을 줄여 운동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수단이지, 밀린 뼈를 되돌리는 치료는 아닙니다.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시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체중도 실질적인 변수입니다. 서 있을 때 허리 분절에 실리는 힘은 체중에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에, 몇 킬로그램의 감량이 증상에 체감될 만큼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생활 속 자세도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오래 서 있어야 할 때는 한쪽 발을 15cm 정도 되는 받침에 번갈아 올려 두면 허리가 젖혀지는 각도가 줄어듭니다. 바닥에 앉는 자세보다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쓰고, 30~40분마다 일어나 잠깐 걷는 편이 낫습니다. 큰 변화처럼 보이지 않지만 하루 동안 누적되는 부담은 꽤 달라집니다.

협부결손형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전방전위증에는 두 갈래가 있습니다. 퇴행성은 디스크와 후관절이 닳으면서 서서히 미끄러진 형태로 4번과 5번 요추 사이에 흔하고, 50대 이후 여성에서 자주 확인됩니다. 협부결손형은 척추뼈 뒤쪽 고리의 좁은 부위인 협부가 끊어져 앞뒤를 붙잡던 걸쇠가 풀린 형태로,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협부결손형이라도 다리 증상이 없고 밀림이 진행하지 않는다면 역시 수술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다만 걸쇠 역할을 하던 구조가 이미 손상되어 있으므로 영상 확인 간격을 짧게 잡습니다. 성장이 끝나지 않은 청소년기나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성인에서는 특히 진행 여부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과 관찰은 어떤 간격으로 하는가

증상이 안정되어 있고 안정형으로 판단되면 대체로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선 자세 사진을 다시 찍습니다. 디스크 높이가 잘 남아 있거나 협부결손형인 경우, 또는 증상 변화가 있는 경우에는 3~6개월로 간격을 좁힙니다.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걷는 거리를 함께 기록합니다. 한 번에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지난번보다 뚜렷하게 줄었다면, 사진이 그대로여도 신경 쪽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이 숫자가 실제로는 가장 민감한 지표인 경우가 많습니다.

방향을 다시 논의하게 되는 신호

다음 상황에서는 계획을 다시 상의합니다. 첫째, 다리 저림 때문에 한 번에 걷는 거리가 뚜렷하게 줄어 일상이 제한되는 경우입니다. 둘째, 발목이나 발가락을 드는 힘이 약해지는 등 근력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셋째, 6주에서 12주 정도 충분히 보존 치료를 했는데도 증상이 그대로이거나 나빠지는 경우입니다.

여기에 더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반대로 참기 어려워지는 변화, 항문 주변 감각이 둔해지는 변화가 나타나면 이는 기다릴 상황이 아닙니다. 마미증후군이라 부르는 상태의 신호일 수 있어 바로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수술을 하게 된다면 감압만인가, 유합까지인가

수술로 방향을 정한 뒤에도 한 번 더 갈림길이 있습니다. 좁아진 신경 통로만 넓히는 감압만 할지, 분절을 고정해 붙이는 유합까지 함께 할지입니다. 1도 퇴행성 전위증에서 이 두 가지를 비교한 무작위 배정 연구에서는 유합을 추가한 쪽의 삶의 질 점수가 조금 더 높았고, 반대로 재수술 비율은 감압만 한 쪽에서 더 높았습니다.

한편 여러 연구를 모아 분석한 결과에서는 2년 시점의 기능 점수에서 두 방법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없다는 결론도 함께 나와 있습니다. 즉 학계 안에서도 정리가 끝난 문제가 아니며, 안정형인지 아닌지, 허리 통증이 주된 증상인지 다리 증상이 주된 증상인지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환자분 입장에서 기억하실 부분은 간단합니다. 전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유합술이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 판단에는 굴곡-신전 사진과 증상 기록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확인 항목수술을 서두르지 않고 지켜보는 쪽수술을 함께 논의하는 쪽
다리 증상저림이 없거나 가벼움, 걷는 거리에 제한 없음저림으로 한 번에 걷는 거리가 뚜렷하게 줄어듦
근력발목·발가락 드는 힘이 유지됨근력 저하가 새로 생기거나 진행함
분절 움직임전위 차이 3~4mm 미만, 각도 차이 10~11도 미만기준을 넘는 움직임이 반복해서 확인됨
디스크·뼈가시디스크가 낮아지고 뼈가시가 자라 굳어 가는 상태디스크 높이가 남아 더 밀릴 여지가 있는 상태
보존 치료 반응6~12주 사이에 증상이 줄어드는 흐름6~12주 충분히 했는데도 변화가 없거나 악화
배뇨·배변변화 없음소변 보기 어려움, 항문 주변 감각 둔해짐 — 즉시 진료

자주 묻는 질문

Q. 전위가 시간이 지나면 더 밀리나요?

모두 밀리는 것은 아닙니다. 디스크 높이가 낮아지고 뼈가시가 자란 분절은 움직임이 줄어 그 자리에서 굳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디스크 높이가 잘 남아 있는 경우에는 밀릴 여지가 남아 있어 관찰 간격을 짧게 잡습니다. 어느 쪽인지는 사진과 MRI를 함께 보면 대체로 구분이 됩니다.

Q. 보조기를 계속 차고 있으면 더 밀리는 것을 막을 수 있나요?

통증이 심한 시기에 며칠에서 몇 주 정도 착용하면 움직임을 줄여 통증을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오래 착용하면 허리 근육이 약해져 오히려 지지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통증이 가라앉는 대로 착용 시간을 줄이고 운동으로 넘어가는 순서를 권해 드립니다. 보조기는 시간을 벌어 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Q. 운동을 하면 오히려 더 밀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동작을 나누어 보시면 됩니다. 허리를 크게 젖히거나 비트는 동작, 무거운 무게를 드는 동작은 부담을 얹습니다. 반면 자세를 유지하는 형태의 근력 운동과 걷기, 실내 자전거처럼 허리 각도를 크게 바꾸지 않는 운동은 대체로 안전하게 권해 드립니다. 운동 중 다리로 저림이 내려오면 그 동작은 중단하고 다음 진료 때 말씀해 주십시오.

Q. 수술하지 않고 지내다가 나중에 수술하면 결과가 나빠지나요?

근력 저하나 배뇨 장애 같은 신호가 없는 상태에서 보존 치료로 지내다가 나중에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로입니다. 다만 근력이 약해진 뒤에는 수술로 눌림을 풀어도 회복에 시간이 걸리고 일부가 남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근력과 걷는 거리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리

1. 전방전위증은 밀렸다는 사실이 아니라 다리 증상과 분절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2. Meyerding 등급과 증상의 정도는 비례하지 않으며, 진료실에서 만나는 퇴행성 전위는 대부분 1도입니다.

3. 굴곡-신전 X선에서 전위 3~4mm 미만, 각도 10~11도 미만이면 안정형으로 보고 운동과 통증 조절을 먼저 시도합니다.

4. 근력 저하, 걷는 거리 감소, 배뇨·배변 변화가 나타나면 계획을 다시 상의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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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ng AM, et al. Instability missed by flexion-extension radiographs subsequently identified by alternate imaging in L4-L5 lumbar degenerative spondylolisthesis. Spine (Phila Pa 1976). 2023;48(3):E33-E39.

위 자료는 본문의 일반 의학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 문헌이며, 환자 개인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진료 현장에서의 판단 과정을 일반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특정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 권유가 아닙니다. 증상과 경과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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