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기준병원 건강칼럼
척추, 관절 수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습니다.
새기준병원 건강칼럼
척추, 관절 수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습니다.
전문의 칼럼 | 척추질환
척추관협착증 — MRI 소견만으로 치료 방향을 정하지 않는 이유
장한진 대표원장 · 홍현진 원장 | 새기준병원 신경외과
핵심 답변
· MRI에서 관찰되는 좁아짐은 증상이 전혀 없는 분에게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60세 이상에서는 척추관 협착 소견이 상당한 비율로 관찰된다는 보고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 영상에서 좁아진 정도와 환자분이 느끼는 불편의 정도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노르웨이 수술 등록자료 연구에서 협착 등급은 수술 전 장애 점수나 1년 뒤 결과와 연관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 MRI는 누워서 찍습니다. 서거나 걸을 때 좁아지는 변화는 담기지 않아, 증상이 있는데 영상은 심하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 생깁니다.
· 그래서 치료 방향은 증상 분포·보행 거리·진찰 소견과 영상을 겹쳐 놓았을 때 같은 곳을 가리키는지로 정합니다. 영상은 근거의 한 축이지 결론이 아닙니다.
판독지의 문장이 곧 치료 계획은 아닙니다
MRI 판독지를 들고 오셔서 여기 심한 협착이라고 적혀 있는데 수술해야 하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판독지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화면에 보이는 구조를 기술한 문서입니다. 즉 지금 이 순간 누워 있는 상태의 척추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적은 것이지, 환자분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적은 것이 아닙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영상만으로 정의되지 않습니다. 좁아진 구조가 있고, 그 좁아짐으로 설명되는 증상이 있고, 진찰에서 그에 맞는 소견이 확인될 때 비로소 임상적인 협착증으로 다룹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있으면 그것은 소견이지 병이 아닙니다.
저희가 판독지를 읽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좁아진 마디의 번호와 환자분이 저리다고 짚은 부위가 서로 맞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이 대조가 어긋나면 다시 처음부터 봅니다.
증상이 없는 분의 MRI에도 좁아짐은 흔합니다
1990년 미국에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한 번도 겪은 적 없는 67명에게 요추 MRI를 찍은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60세 이상 그룹에서는 약 57%가 이상 소견을 보였고, 그중 21%에서 척추관 협착이 관찰되었습니다. 아무 증상이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2015년에는 증상이 없는 성인 3,110명을 대상으로 한 영상을 모은 체계적 문헌고찰이 나왔습니다. 디스크 퇴행 소견은 20대에서도 37%, 80대에서는 96%에서 관찰되었고 디스크 팽윤은 20대 30%에서 80대 84%로 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이런 변화는 상당 부분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통증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었습니다.
이 숫자들이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아무 증상 없는 60대 열 분을 모아 MRI를 찍으면 그중 몇 분에게서는 협착 소견이 나옵니다. 그러니 소견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치료가 필요한지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숫자들은 MRI를 찍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느 마디가 어떻게 좁아졌는지는 치료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필요한 정보입니다. 다만 그 정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알려 주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도면을 봐야 집을 고칠 수 있지만, 도면만 보고 어디를 먼저 고칠지 정할 수는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좁아진 정도와 불편한 정도는 나란히 가지 않습니다
2016년 Spine에 실린 노르웨이 척추수술 등록자료 연구는 감압 수술을 받은 202명에서 수술 전 MRI를 협착 등급으로 분류한 뒤, 등급과 임상 지표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협착 등급은 수술 전 장애 점수와도, 허리·다리 통증 점수와도 뚜렷한 연관이 없었습니다.
수술 후 1년 시점의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등급이 더 심했던 분들이 더 많이 좋아진 것도 아니었고, 수술 시간이나 합병증 비율에서도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협착의 영상학적 심한 정도를 임상 판단에서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정리했습니다.
진료실 경험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판독지에 심한 협착이라고 적혀 있어도 하루 만 보를 걷는 분이 계시고, 중등도라고 적혀 있는데 100미터마다 앉아야 하는 분이 계십니다. 그래서 저희는 판독지의 형용사보다 걷는 거리를 먼저 여쭙니다.
왜 영상과 증상이 어긋날까요
첫째, 촬영 자세 때문입니다. MRI는 누워서 찍습니다. 누우면 허리가 약간 굽고 체중이 실리지 않아 통로가 상대적으로 넓어집니다. 반면 증상은 서서 걸을 때 생깁니다. 자세에 따라 좁아짐이 달라지는 동적인 협착은 누운 사진에 잘 담기지 않습니다.
둘째, 신경은 눌린 정도만으로 아픈 것이 아닙니다. 눌림이 오래되면 신경 주변 정맥의 흐름이 정체되고, 걷는 동안 신경 다발이 요구하는 산소량이 늘면서 증상이 나타납니다. 같은 크기로 좁아져 있어도 혈류 여유가 있는 분과 없는 분의 증상은 다르게 나옵니다.
셋째, 서서히 좁아진 경우 신경이 어느 정도 적응하기도 합니다. 몇 년에 걸쳐 조금씩 좁아진 통로는 같은 단면적이라도 증상이 덜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짧은 기간에 변화가 생기면 덜 좁아 보여도 증상이 강할 수 있습니다.
넷째, 다리와 허리의 불편에는 협착 외의 요인이 섞여 있습니다. 엉덩이 근육의 약화, 고관절 관절염, 당뇨병성 신경병증, 수면 부족과 같은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MRI는 이 가운데 뼈와 인대의 모양만 보여 줍니다.
다섯째, 통증을 느끼는 방식 자체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같은 자극이라도 오래 지속된 통증에 시달린 분은 신경계가 예민해져 있어 더 강하게 느끼고, 활동량이 많은 분은 같은 좁아짐에도 덜 불편하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이런 차이는 영상에 담기지 않습니다.
등급 체계는 무엇에 쓰이나요
협착의 심한 정도를 나누는 방법으로 경막낭 안에서 신경 다발과 뇌척수액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기준으로 A부터 D까지 나누는 분류가 널리 쓰입니다. 뇌척수액 신호가 남아 있으면 A와 B, 전혀 보이지 않으면 C와 D로 분류합니다.
이 분류를 만든 2010년 연구는 흥미로운 결과를 함께 보고했습니다. 등급은 수술 전 장애 점수나 수술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지만, 보존치료가 잘 듣지 않을 가능성과는 관련이 있었습니다. C·D 등급은 보존치료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A·B 등급은 수술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등급을 지금 수술이 필요한가에 대한 답이 아니라, 앞으로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지켜볼 것인가를 정하는 참고 자료로 씁니다. 등급이 높으면 관찰 간격을 조금 짧게 잡고, 낮으면 운동치료에 더 시간을 둡니다.
이런 확인 과정은 시간이 걸립니다. 다만 이 단계를 건너뛰면 좁아 보이는 곳을 열었는데 증상이 그대로 남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저희는 이 과정을 줄이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맞춰 봅니다
먼저 저리고 아픈 부위를 손으로 짚어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엉덩이 바깥쪽인지, 허벅지 앞쪽인지, 종아리 바깥쪽인지, 발등인지에 따라 관련된 신경 뿌리가 달라집니다. 그 다음 MRI에서 좁아진 마디가 그 신경 뿌리와 이어지는지를 봅니다.
두 정보가 어긋나면 추가 확인을 합니다. 서서 허리를 굽히고 편 상태로 찍는 엑스레이로 자세에 따른 변화를 보고, 여러 마디가 함께 좁아져 있으면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로 한 마디씩 마취해 증상 변화를 확인합니다. 근전도 검사로 신경 손상 여부와 위치를 함께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판단이 달라지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가장 좁아 보이던 마디가 아니라 옆 마디의 추간공 협착이 실제 원인으로 확인되기도 하고, 척추가 아닌 고관절이 원인이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영상에서 좁아진 마디와 증상이 정확히 일치하면 계획이 단순해집니다. 열어야 할 범위가 좁아지고, 수술 뒤 어떤 증상이 먼저 좋아질지도 비교적 예측하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진료 전에 증상을 정리해 오시는 것이 검사만큼이나 큰 도움이 됩니다.
영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상의 한계를 말씀드렸지만, MRI가 결정적인 상황도 분명히 있습니다. 척추의 종양이나 감염, 압박 골절, 신경 다발이 심하게 눌린 마미 압박 소견처럼 다른 검사로 대체하기 어려운 정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밤에 누워 있어도 가라앉지 않는 통증, 38도 이상의 발열, 설명되지 않는 체중 감소, 암 병력, 최근 넘어진 뒤 시작된 통증, 배뇨·배변 이상이 있을 때는 영상검사를 미루지 않습니다. 이 경우 MRI는 협착의 정도를 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찍습니다.
정리하면 MRI는 판단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주는 도구입니다. 좋은 결정은 사진 한 장이 아니라, 사진과 증상과 진찰 소견이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만들어집니다.
| 판독지에 자주 나오는 표현 | 실제로 뜻하는 것 | 진료에서 쓰는 방식 |
|---|---|---|
| 퇴행성 변화(degenerative change) | 나이에 따라 흔히 관찰되는 구조 변화 | 연령대와 비교해 정도를 가늠하는 배경 정보 |
| 디스크 팽윤(bulging) | 디스크가 고르게 조금 밀려 나온 상태 | 80대에서는 대다수에게 관찰되어 단독 근거로는 약함 |
| 황색인대 비후 | 통로 뒤쪽 인대가 두꺼워진 상태 | 감압 시 실제로 다듬게 되는 구조라 위치를 확인 |
| 중심관 협착 | 신경 다발이 지나는 가운데 통로가 좁아짐 | 보행 시 양쪽 다리 증상과 대조해 확인 |
| 추간공 협착 | 신경 뿌리가 빠져나가는 옆 구멍이 좁아짐 | 한쪽 다리의 특정 부위 증상과 대조해 확인 |
| 경막낭 단면적 감소 | 신경 다발이 담긴 주머니의 면적이 줄어듦 | 수치 자체보다 뇌척수액이 보이는지를 함께 봄 |
| 척추전방전위증 동반 | 위 뼈가 아래 뼈보다 앞으로 밀림 | 서서 찍는 엑스레이로 자세별 움직임을 추가 확인 |
자주 묻는 질문
Q. MRI에 심한 협착이라고 적혀 있는데 아직 많이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두어도 될까요?
영상 소견만으로 치료를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걷는 거리가 유지되고 일상에 지장이 없다면 운동치료를 이어가며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등급이 높게 나온 경우 보존치료만으로 버티기 어려워지는 시점이 올 수 있으므로 관찰 간격을 조금 짧게 잡습니다. 걷는 거리의 변화를 기록해 두시면 다음 진료에서 판단이 쉬워집니다.
Q. 증상은 심한데 MRI는 심하지 않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MRI는 누운 자세로 찍기 때문에 서거나 걸을 때 좁아지는 변화가 담기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서서 허리를 굽히고 편 상태의 엑스레이를 추가로 찍어 자세에 따른 변화를 봅니다. 또한 다리 증상의 원인이 척추가 아니라 고관절, 말초신경, 혈관 쪽에 있을 가능성도 함께 확인합니다.
Q. MRI를 다시 찍어 보면 더 정확할까요?
같은 자세로 다시 찍는다면 얻는 정보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뚜렷하게 변했거나 근력 저하가 새로 생겼다면 재촬영이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추가 검사보다 진찰과 기능 평가를 정리하는 편이 판단에 더 기여합니다. 필요하다면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처럼 원인을 좁히는 검사를 먼저 고려합니다.
Q. 다른 병원에서 찍은 MRI를 가져가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촬영한 지 6개월에서 1년 이내이고 증상에 큰 변화가 없다면 대개 그대로 활용합니다. 영상 파일(CD 또는 USB)과 판독지를 함께 가져오시면 도움이 되고, 촬영 날짜를 알려 주시면 그 사이의 증상 변화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만 추가 검사를 안내드립니다.
정리
1. MRI의 협착 소견은 증상이 없는 분에게도 흔히 관찰되며, 나이가 들수록 비율이 올라갑니다.
2. 좁아진 정도와 불편의 정도는 비례하지 않아, 등급만으로 치료 시점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3. 누워서 찍는 특성상 서거나 걸을 때 생기는 변화는 영상에 담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증상 부위, 보행 거리, 진찰 소견, 영상이 같은 곳을 가리킬 때 치료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참고 자료
· Boden SD, Davis DO, Dina TS, Patronas NJ, Wiesel SW. Abnormal magnetic-resonance scans of the lumbar spine in asymptomatic subjects. A prospective investigation. J Bone Joint Surg Am. 1990;72(3):403-408.
· Brinjikji W, Luetmer PH, Comstock B, et al.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f imaging features of spinal degeneration in asymptomatic populations. AJNR Am J Neuroradiol. 2015;36(4):811-816.
· Weber C, Giannadakis C, Rao V, et al. Is There an Association Between Radiological Severity of Lumbar Spinal Stenosis and Disability, Pain, or Surgical Outcome? A Multicenter Observational Study. Spine (Phila Pa 1976). 2016;41(2):E78-E83.
· Schizas C, Theumann N, Burn A, et al. Qualitative grading of severity of lumbar spinal stenosis based on the morphology of the dural sac on magnetic resonance images. Spine (Phila Pa 1976). 2010;35(21):1919-1924.
· Kreiner DS, Shaffer WO, Baisden JL, et al. An evidence-based clinical guideline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degenerative lumbar spinal stenosis (update). North American Spine Society. Spine J. 2013;13(7):734-743.
위 자료는 본문의 일반 의학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참고 문헌이며, 환자 개인의 진단·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새기준병원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중부대로 1539 · 031-328-0333